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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뛴 펄프값…"휴지 한 칸도 아껴야겠네" 가격 인상 압박 커진다
이름
관리자
날짜
2024.05.10 08:05
조회수
184

 

종이생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펄프값이 1년 넘게 올라 국내 제지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서 수요가 커져 구매 경쟁이 치열한데 생산량은 줄고 최근에 글로벌 침엽수 펄프 공급을 책임지는 북유럽에서 공장 폭발 사고까지 터져 수급 불안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쇄·복사 용지뿐 아니라 종이 포장재, 화장지 등 펄프로 만드는 제품 제조사들이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에 565달러였던 1톤당 글로벌 펄프 가격이 지난달 820달러로 올랐다. 1년도 안 되는 사이 상승률이 50% 가까이 된다.

펄프는 껍질을 벗긴 나무를 조각내 약품, 물과 섞어 만든 죽을 말한다. 죽에서 수분을 말리면 종이가 된다. 펄프를 만드는 나무는 일반 산림에서 조달하면 안 되고, 합법적으로 관리한 인공 조림지의 목재를 써야 하는데, 조림지로 글로벌 인증을 받는 것이 매우 까다로워 국내에 펄프 생산업체는 무림P&P밖에 없다. 한해 국내에서 소비하는 펄프 230여만톤 중 190여만톤이 수입산이라 국내 종이 제품의 가격은 글로벌 펄프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펄프는 크게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 펄프로 나뉘는데, 둘다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활엽수로 만드는 하드우드 펄프는 브라질 등에서 생산 설비를 증설했지만 유럽, 중국 등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침엽수로 만든 소프트우드 펄프도 오랜 경기 침체로 유럽, 미국 등에서 생산공장 폐쇄, 조업 중단이 잇따라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최대 펄프 공장이 가스 폭발 사고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여기에 핀란드 운수 노조의 파업, 중동 분쟁으로 인한 홍해 물류 차질로 수급이 더욱 불안해졌다.

펄프는 종이 생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主) 원자재다. 교과서나 책을 만드는 복사 용지, 인쇄 용지뿐 아니라 화장품과 전자제품 등의 종이 포장재, 그리고 화장지, 기저귀 등 생필품에도 펄프가 쓰인다. 펄프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해당 제품들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형 제지설비를 가동할 전기료도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미 한솔제지는 지난해 12월에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산업용지와 인쇄용지의 할인율을 8%씩 축소하는 방식으로 판가를 인상했고, 영수증과 영화 티켓, 로또, 택배 라벨 용지로 쓰이는 감열지의 수출 가격도 8% 인상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 원가에서 펄프의 비중이 워낙 높아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공급을 해외 시장에 의존하니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이 강하지 않아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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